저물녘

구절초 무성한
마른 잎 구르는 이끼 낀 산책로

벼랑에서 떨어지는
가는 물줄기
나뭇가지에 줄지어 앉은 까마귀

핏빛 노을
휘어지는 길 위로 어리는
너무 미안해서 서러운
그리운 얼굴

서늘한 바람에
문득 깨어
느리게 다시 걷는다

김경순
김경순
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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